오랫만에 FF6 관련 행사를 보고 또 과거 회상모드가 되어 있습니다.
청소를 하며 책장을 닦는데 과거의 유물이 발굴되더군요.
우연이랄까 우연을 가장한 의지랄까... 가짜 우연입니다.

그것은 바로...
파이어 엠블렘 셀프 공략집!
그렇습니다. 요즘이야 인터넷의 발달로 웬만한 메이저 게임은 한국어판이 나오지 않더라도 한글화 패치가 나오거나 하다못해 대사집/공략집이라도 나옵니다.
하지만 MP3 한곡을 받기 위해 30분을 아무것도 못하고 마음 졸이며 기다려야 했던 시절... 게다가 저걸 만들었던 시절 전 집에 PC도 없었습니다.

이 시절 평민 게이머들에겐 게임 잡지의 공략집외엔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파이어 엠블렘 정도 되는 제법 높은 난이도와 숨겨진 요소를 가진 게임은 공략집만으론 만족을 못한 경우가 많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도 정보에 밝은 유저는 이런저런 루트로 일본쪽 공략집이나 정보를 수집했을것 같지만 당시 전 좁고 좁은 게임 저변의 와중에서도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게임을 9번이나 클리어하며 저런 짓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일본어도 겨우겨우 읽기가 가능한 수준인 주제에 밤새 사전을 뒤적이며 화면에 나오는 모든 대사를 받아 적고 모든 스테이지에서의 공략 사항을 적어놓은게 A4용지에 앞뒤로 빼곡히 40장이나 되는군요. 저 바랜 색과 비틀어진 종이, 철해놓은 부분이 녹슬기까지 한 과거의 유물... 정말이지 안습입니다.

여하튼 절망했다!
아무리 노력해봤자 그걸 비웃는 듯한 다른 이의 완벽한 결과물에 절망했다!



p.s.
그래도 오늘의 절망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Posted by gongdo

Submit comment.

  1. Favicon of http://blog.erithworld.com BlogIcon 토토 2006.10.10 20:36  comment URL  Edit/Remove  Submit comment.

    같은 시기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박수를 보냅니다.^^
    대단하십니당~

  2. 재원맨 2007.06.28 09:56  comment URL  Edit/Remove  Submit comment.

    제목이 너무 맘에 와닿네요..

  3. BlogIcon 아이샤 2008.03.16 16:48  comment URL  Edit/Remove  Submit comment.

    아~정말 옛날 생각나네요. PC는고사하고 p3라는 파일 포맷마저 제가 대학1학년 때 나왔죠. 프린터라는 걸 구경도 못해봤던 시절이기에 A4용지는 고사하고 전 공책이나 연습장 남은곳에 적어가며 게인을 했었죠. 당시 슈패로 나론 캡콤의RPG '브레스 오브 파이어'란 게임을 사전+문법책을 뒤져가며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끝내 막혀서 접었지만...)당시 일반 학생들은 국내 잡지의 공략에만 의지했었고 돈 좀 있고 일어좀 되는 학생들은 일본잡지를 사서 보곤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패미컴통신 or 수퍼패미컴통신)

    • Favicon of http://gongdosoft.com BlogIcon 공도 2008.03.16 18:08  comment URL  Modify/Remove

      아... 브레스 오브 파이어...
      꽤 인상적이긴 했는데 지금와서는 '낚시하는 게임'으로 기억되네요. (무슨 얘긴지 아시죠? ^^)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resty7796 BlogIcon 아이샤 2008.03.16 21:57  comment URL  Edit/Remove  Submit comment.

    네,압니다. 제가 낚시를 제대로 할줄 몰라서 그 게임을 하는데 애를 먹었죠. ^^ 그나저나 렌스터 게이트의 세피로스님이신가요?

    • Favicon of http://gongdosoft.com BlogIcon 공도 2008.03.17 09:33  comment URL  Modify/Remove

      낚시가 브오파의 백미였죠^^
      아, 그분과 저는 일면식도 없어요; 그 홈피는 저도 인상깊게 봤을 뿐이죠.
      요즘은 밥벌이 하기가 바빠서 게임은 전혀 못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