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연찮은 기회로 실버라이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디자이너에게 익스프레션 디자인과 블렌드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다뤄 볼 수 있게 도와준 적이 있어요. (예 짱묜님 당신 말이에요.^^) 그리고 실버라이트 프로젝트에 투입된 다재다능한 디자이너와도 잠깐이지만 같이 작업을 해볼 수 있었는데요, 실버라이트가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인지 좀 더 와닿을 수 있는 기회였죠.

여튼 개발 기술로서 실버라이트는 웹 개발자에게 그리고 웹 서비스를 지향하는 데스크탑 개발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만 디자이너에게 실버라이트, 좀더 정확히 익스프레션 디자인과 블렌드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개발자에게 실버라이트는 자바 스크립트를 비롯하여 C#, VB.NET 등의 내가 사용하던 언어와 비주얼 스튜디오라는 익숙하고 편리한 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담이 극히 적다고 볼 수 있어요. 쉽게 얘기해 만에 하나 실버라이트 올인했다가 별로 빛을 못보고 사라진다고 해도 실버라이트를 통해 익힌 XAML이나 C#기술들은 WPF나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다른 기술들로 그대로 연결해 갈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반면 디자이너에게 익스프레션 툴들은 개발자들이 느끼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큰 도전인 것 같아요. '도전'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것에 달려드는 것 같지만 익스프레션 툴들이 제공하는 기능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Adobe나 다른 회사에서 내놓은 툴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어쩌면 '도박'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죠.

저야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익스프레션 디자인과 블렌드가 가지고 있는 몇몇 문제와 기능 부족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차기 버전에는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더 강했죠. 하지만 디자이너에게 이런 문제는 '그렇다면 차기 버전 나오면 그때 보여주세요'라는 반응을 보이게 하는 것 같아요. '차기 버전이 나오면 얘기하세요.' 실버라이트에 호의를 가지고 다루고 있는 저에겐 현 시점에서 가장 아픈 얘기에요.

얘기를 좀 돌려서 실버라이트 공부를 하고 데모를 만들때는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실제 현업에서 뛰고 있는 디자이너와 작업을 해보니 디자인 작업의 대부분은 아직 비트맵 이미지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가장 의외였어요. 물론 실사 이미지는 당연히 비트맵 이미지를 써야겠지만 글자나 도형, 버튼 같은 많은 요소들이 하나하나 비트맵으로 만들어지더군요. 심지어 벡터 툴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해서 포토샵으로 가져와 컬러 효과나 필터 등을 주고 그것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거죠.

'왜 단순한 그래디언트 정도만 들어간 텍스트도 이미지로 사용하는 거죠?'에 대한 답은 간단했어요. '작업 속도와 품질'

네, 정말로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개발자는 보통 코드 외에도 기술의 구조나 구동 효율적인 면을 주로 고려하게 되죠. 저도 실버라이트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면 어지간하면 벡터로 버튼이나 텍스트 등을 표현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이걸 실제로 작업할 디자이너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막연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이런 이해의 간격이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크로스 카운터 펀치나 먹이는 사이가 되게 하는 것이겠죠^^

분명히 벡터는 좀 더 많은 CPU 자원을 필요로 해요. 하지만 실버라이트로 만든 웹 애플리케이션과 웹 서버의 효율 측면에서 비트맵은 별도의 파일로 관리되고 웹 서버에 http request를 요청을 늘리는 주범이기 때문에 벡터 디자인 기반에 필요한 부분만 비트맵 리소스로 빼는 것이 맞다고 봐요.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익스프레션 디자인 툴이 훨씬 더 강화되어야 겠고 실버라이트가 이것을 지원해야만 하겠죠. 지금 익스프레션 디자인이 지원하는 이펙트를 실버라이트가 전혀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쉬워요.

익스프레션 디자인은 그렇다치고 익스프레션 블렌드는 어떨까요. 솔직히 같이 작업하면서 '블렌드는 이거 안되요?', '블렌드는... 이거 안되죠?' 이런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어요. 제 입장에서 블렌드는 상당히 괜찮은 개념을 가지고 있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만 놓고 봤을 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 기능적으로는 떨어져요. 미디어 처리 능력면에서 실버라이트가 나을 수 있지만 실버라이트가 다른 기능이 차후에 강화 될거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플래시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이런 크게 차이나지 않는 기능으로 따지는 것은 공평하지 않겠죠.

그래도 이번 September Preview에서 생긴 스토리보드 Duplicate랑 Reverse 기능은 작업시간을 실제로 많이 단축시켰고 이건 디자이너 분도 '오 이거 좋네요~' 라는 얘길 하시더군요. 비용 절감이니 서비스 효율이니 개발 생산성이니 하는 말보다 디자이너에게 와닿을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부분일 것 같다는 힌트가 생겼어요! 이 외에도 기능이 되긴 하지만 편의성 면에서 지적되고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을 빠르게 수정해나간다면 디자이너가 작은 것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편하게 적응하고 작업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길어졌죠? 정리하겠습니다.
아직까지 실버라이트는 디자이너 보다는 개발자와 기획자들에게 더 인상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실버라이트가 가지는 기술적인 환경적인 메리트가 어느 정도 시장을 형성하고 차츰 커져나가면서 실버라이트를 위한 익스프레션 디자인, 블렌드를 다룰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도 생겨나겠죠. 하지만 익스프레션 툴들이 기존 디자이너를 수용할 수 있도록 자잘한 작업 편의성에 대해 확실히 개선된다면 '회사가 실버라이트 하니까...'가 아니고 '내가 필요해서 익스프레션 툴들을 다룬다'라는 극적인 변화를 디자이너에게 줄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러길 기대해요.

P.S.
익스프레션 툴들에 대해 다루는 Expression around the Clock 행사가 10월 4일 열립니다. 발표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정말 기대를 품게 하네요! 저도 가고 싶었지만 회사를 빠지기 어려울 것 같아요 ㅠ.ㅜ
갔다오시면 자세히 좀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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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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